2021. 5. 15. 17:37ㆍ해외이야기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들 사진 : Minos
이란 북동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광활한 투르크멘 사하라에 드문드문 서 있는 하리드 나비라는 이름의 묘소.
과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친해진 이란친구와 수도 테헤란에서 함께 차를 몰았다.
차를 몰다 우연히 발견한 바로 이 묘소앞에는 투르크 여인들이 환한 미소로 우리를 쳐다보았는데,
웃음만큼 화려한 여인들의 옷차림에 반해 우리는 차에서 내렸다.
웅장한 경치가 펼쳐진 묘소 주위에는 인간의 성기를 형상화한 15m 가량의 600여개의 석상이 널부러져 있었다.
1980년대 발견되기 전까지 이 지역은 이란 내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비석들과 석상을 세운 이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란인 친구에 따르면, 오랫동안 유목생활을 해온 투르크메니스탄 사람들이라든가,
1000년 전에 인도나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라든등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또한 영묘의 이름은 무함마드가 탄생하기 전 예멘 출신의 기독교도 하리드 나비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어
매우 미스테리한 곳이라고 말했다.
본래 이곳은 실크로드의 교차점으로써 동서의 문화와 기술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미술과 생활양식을 형성해 왔다.
이날은 봄의 시작을 축하하는 '노우루스'의 날로, 이란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제다.
페르시아어로 노우는 '새롭다', 루즈는 '일'을 의미하며 태양이 춘분점을 통과하는 순간 시작되는 1년의 첫 날인 '정월'을 뜻한다.
현지인들이 엷은 반죽의 카펫을 깔고 그 위에서 차이나 과자를 즐겼다.
이 산 아래에는 제1차 세계대전의 전화를 피해 도망쳐 온 투르크멘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마을이 여럿 있다.
그 중 한 작은 마을이 게티수('산양이 마시는 물'이라는 뜻) 약 1200명이 축산업과 농업으로 연명하고 있다.
나와 친구는 이 마을 집에 사흘간 묵기로 했다.
새벽 4시부터 양치기 소년과 함께 양 방목을 나가는 것으로 하루는 시작된다.
거름과 흙을 섞어 지은 집 안에는 선명한 붉은 빛이 돋보이는 여자들이 손수 만든 정교한 투르크멘 융단이 깔려 있었다.
이란 산속 작은 마을에서 투르크멘인의 전통이 현지 여성들의 손을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하며 나는 셔터를 계속 눌렀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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