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6. 11:46ㆍ해외이야기
“방글라데시에서 외국인들은 영화배우 같은 대접을 받을거야”
방콕 게스트하우스에서 친해진 일본친구 “준세이”
나의 다음 여행지가 “방글라데시”라고 하니
장난기 어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말했지
과거 방글라데시를 다녀온 녀석의 경험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위에는 항상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때로는 사인까지 요청하는 무리도 있기에
마치 자신이 영화배우라도 된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고 해
그때는 말도 안된다며 농담으로 치부해 버렸고
몇주 뒤, 그가 해준 말들은 잊은 체,
늦은밤에 수도인 다카에 도착한 Minos
하지만 날이 밝고 아무 생각없이 시내를 걷다보니
그가 해준 모든말들은 사실이었음을 알게된거야
인력거를 타고 있다고 스쳐 지나치면,
"안녕! 안녕!」라고 손을 흔들거나
거리를 걷다 보면 갑자기 악수를 청하고
차를 마시고 있으면 싸인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순수하고 밝은 표정의 방글라데시 사람들
“준세이”가 말했던 영화배우와도 같은 기분이 바로 이거구나!
하지만 일반적인 하이틴 스타들의 경우와는 달리,
악수를 청하거나 몰려드는 사람의 대부분이
수염이 덥수룩한 전형적인 방글라데시 남자들이란 현실
특히나, 커다란 DSLR카메라와 짐벌을 들고 가는 나의 행색은
길가에서 한가로이 놀던 아이들의 표적이 되어버려서
일제히 벵골어로 뭐라고 외치며 내 뒤를 따라왔으며
모퉁이를 하나 돌 때마다 아이들의 수는 점점 늘어갔어
은근히 이곳 방글라데시 여성과의 조우를 기대한 나에게
이런 영화배우와도 같은 대접은 점차 피로감을 가중시켰지
하지만 이렇게 꺼져가던 현지여성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핫산”을 통해 다시금 타오를 수 있었어
이름 : Haassan Mahir, 나이 : 34세
직업 : 다카 시내 택시운전사 & 구두수선공
우연히 식당에서 혼밥을 하는 나를 발견한 그는
나에게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다음날 시내가이드를 자청한 것이지
전 세계 어느곳이나 남자들만 모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주제인 “여자"
반월공단에서 2년간 체류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한국여자 넘버원을 연신 외치며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것도 아닌데
그는 야릇한 미소를 보이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를 여자로 만들었고
나에게 자기의 여동생을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했어
농담인줄 알았는데, 다음날 정말로
그는 여동생을 뒷 좌석에 태우고 나타났어
뭐라 인사를 주고받을새도 없이 얼떨결에 앞에 앉은 나는
애써 태연한척하며 창밖만 바라보았지만,
차에 탈때 살짝 본 그녀의 미모에 상기되어 있었던거야
하지만 방글라데시는 전형적인 이슬람국가
물론 남녀 평등지수가 최하위?를 자랑한다는 한국보다는 덜하겠지만
여성에 대한 학대 및 상습적인 고문이 자행되며
결혼전 남녀간의 자유연애는 흔치않은 나라지
따라서 항상 억압받는 느낌의 여성만을 상상하던 Minos에게
그녀의 개방적인 분위기와 밝은 미소는 좀 의외로 다가왔어
시종일관 오빠와 떠드는 그녀가 무슨말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나를 바라보는 설레임에 찬 그녀의 눈빛을
룸미러를 통해 감지할 수 있었지
Dakha의 관광명소인 Jamuna park에 도착한 우리
아직까지 그녀와 나는 제대로된 인사를 나누지 않은 상태
뭣도 모른채 귀여운 자태를 한 그녀의 뒷모습을 찍다보니
그녀의 오빠 핫산은 우릴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
의도치 않게 둘만의 데이트를 강제적으로 하게된 우리는
그녀를 따라다니며 여러가지 놀이기구를 즐겼는데,
이따금씩 그녀가 "덥지 않아요?" "목마르지 않아요?"
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면서
나 또한 조심스러움을 떨치고
그녀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대할 수 있었지
그녀는 올해 22세로, 다카에 있는
North south university에 재학중이라고 해
가족 구성원들이 외국에서 일하다 보니,
다른 집 보다는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자라며
운 좋게도, 방글라데시에선 드물게
여성으로써 고등교육을 받을수 있었다는 그녀는
그녀의 오빠 핫산에 대해 항상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것 같아 보였어
이곳에 세 번째 방문이라는 그녀는
처음이 아님에도 마냥 신나보였는데,
사소한것이라도 나에게 조금더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어
어느정도 지나니 내가 완전히 편해졌는지
꼭 구경해야 하는 곳이라며, 화장실로 나를 쳐넣는 그녀
더운날씨에 그녀뒤를 쫓으며 찍다가
다시 재빨리 옆으로 서는걸 반복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그녀와의 접촉을 피할 수 없었는데,
남녀간의 교제에 엄격한 분위기라
조심스러울만도 한 그녀였지만
나의 팔과 닿는다는걸 알면서도
피하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
또한 걸으면서 그녀에게서 풍겨나오는 자스민향은
친구의 동생으로만 생각하려 했던
나의 이성을 어느순간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살짝 팔에 닿을때마다 느껴지는 감촉은
짜릿한 설레임과 전율로 바뀌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지
그녀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내가 살짝 손가락 끝을 잡으니
빨려들어오듯 나의 손을 잡은 그녀
마치 자석의 음극과 양극처럼 서로에 이끌리듯
우리는 아무말 없이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던 거야
손님을 끝까지 대접하는 것이 방글라데시의 문화인가
그녀는 가는곳마다 나의 손을 뿌리치며
본인이 계산을 하려 했고
내앞에서는 수줍은 미소를 비치며
여성스런 자태를 유지했지만
나에게 바가지 씌우려하자
강력하게 항의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현지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는 Minos
이번 방글라데시 여행에서 또한 다를바 없었는데,
만난지 얼마안된 나에게
이렇게나 잘해주려 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 한켠이 허전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글라데시는 전형적인 이슬람 국가
종교적인 제약을 극복하지 못하면
남녀교제는 불가능하지
즉, 한사람이 일방적으로 좋아하거나
서로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 게임의 엔딩은 정해진 상황이라는 거야
따라서 그녀를 어떻게 대할까 망설일 수 밖에 없던 Minos
섯불리 잘해주는건 경우에 따라
여자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걸로 비춰질 수 있지만
너무나 깨끗한 그녀의 미소에 이런 갈등은 사라지고
어느새 나는 그녀와의 추억만들기에 녹아들고 있었던 거야
유튜브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fnKv1FPz0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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